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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해요

해가 가면 갈수록 생일이라는 것에 점점 감각이 무뎌진다. 예전에는 어떻게 어떤 생일을 맞이해야 할까 걱정이 오갔다고 하면 이제는 뭔가 귀찮은 연례의식을 매번 치루는 듯 싶다. 조용히 넘어가기에는 약간 아쉽고, 요란하게 뭔가를 준비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그런 늦은 나이의 생일을 올해도 맞이한다. 

프랑크푸르트에 와서 친해진 친구들 중 많은 3명이 비슷한 시기에 태어났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둘과 함께 셋을 위한 생일을 준비하기로 하였다. 친구중의 한명이 곧 다른 도시로 이사를 해야 하여 그 친구의 집에서 마지막 환송회 겸, 생일 축하를 같이 하였다.

생일을 맞은 우리 세명은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생일 케잌을 만들어준 친구들이 세가지의 다른 문자로 생일 케잌을 준비해 주었다. 케잌에 놓인 한국어, 일본어, 그리고 중국어가 먹을 수 있는 펜으로 적혀져 있었다. 생일 축하, 하하하

한중일이 녹아든 생일케잌

저녁은 준비하기 용이한 핫팟으로 하기로 하였다. 다들 필요한 음식들을 준비해 왔고, 또 각자 작은 사이드 디시들을 준비해 왔다.

일단 먹을거를 테이블에 놓았다.

대만 친구가 만든 시큼한 맛의 탕에는 여러 맛나는 재료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동양식으로 재해석한 이 빵은 안에 붉은 팟이 앙금으로 들어 있었다.

푸아그라를 준비해온 친구도 있었구,

사람이 많아서 부르스타를 두개 준비해서 먹었다.

언제부턴가 점점 체중관리에 소홀하게 되었다. 매번 먹어야 하는 음식들은 엄청 많고, 다이어트 한다고 이 음식들을 삼가하는 것은 인생의 큰 영역을 차지하는 내 가장 큰 즐거움을 뺏는 것이라서 나 자신과의 어느정도 타협이 필요하였다. 그 타협점을 오늘은 기분이 좋아 무시하게 되었고, 집에서 몸무게를 재니 평소보다 3키로나 더 나가게 되었다. 물론 알콜을 좀 마시기는 하였으나 하루사이에 3키로 갑자기 느는건 쉽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올해도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서 즐거운 생일을 보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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