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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 2025의 게시물 표시

달리기는 어째서?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건 독일에 와서 얼마 되지 않았을 시기였다. 건조한 독일 날씨에 몸이 적응을 못해서 그런가 추운 겨울에 온몸이 가렵기 시작하였다. 조금만 몸의 온도가 올라가도 몸에서 열꽃이 퍼지고 가려워서 견딜 수 없었다. 독일이라는 나라가 나와 맞지 않는구나 싶다가도 굴복하지 말고 견뎌내고 싶었다. 여러가지 실험을 하다가 보니 몸에서 열을 방출하지 않고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가려워진다는 나만의 나름의 괴변이 생겼다. 실제로 뛰면서 땀을 엄청 나게 되면 후에 하루이틀간은 가렵지가 않았고, 그래서 겨울이 되면 계속 뛸 수 밖에 없었다. 2015년에 담배를 끊게 되었다. 담배를 끊은 다음에 내 심폐력은 어느 정도까지 돌아가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2016년에 마라톤을 뛰어 보기로 하였다. 그래도 나름 20살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와서 그런지 마라톤은 수월하게 완주를 하게 되었고, 그 후에는 뭔가 의무적으로 일년에 한두번은 건강을 위해 뛰어보자는 다짐을 하였다.  달리기는 시작도 힘들지만 뛰는 순간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아무런 동작의 변경없이 계속되는 동작의 반복이었고, 다른 운동처럼 다이나믹한 부분도 없어서 매 순간 지루해하였고 그걸 참고 견뎌야하였다.  달리기 모임에 들어가면서 비슷한 환경에 비슷하게 운동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이전처럼 혼자 뛰는게 아니라 누군가와 같이 뛰게 되면서 지루함은 많이 상쇄가 되었고, 달리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들처럼 이 운동을 즐길 수 있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가 생겼다. 그렇게 또 몇해가 지나다가 코로나가 터졌다. 밖에 나가기가 부담스러워지면서 점점 운동에서 멀어졌던 것 같다. 스무살부터 시작해 거진 20년을 하던 검도에 대해서도 다시 시작하게된 때가 그쯤이다. 그러다 어느날 우연히 점심을 먹으러 간 장소에서 같은 모임의 사람들이 풀마라톤을 마치고 식사를 하러 들어왔다. 내가 이렇게 움츠려들고 움직이지 않았을 동안 계속해서 달려오던 그들을 보며 약간이나마 마음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