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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고향, 광명

광명은 10년 전에는 어디에 위치한지도 모르는 미지의 장소였다. 내가 해외에서 생활하는 사이에 한국에 있는 가족이 몇번인가 이사를 갔고, 현재 사는 위치가 광명이다. 집애서 KTX 광명역까지 그리 멀지가 않라서 나도 이 도시를 좋아하는 편이다. 

집근처에 시민 운동장이 있어서 몇번인가 여기의 트랙을 돌았던 기억이 있다. 고무로 제작된 트랙을 뛰어다닐 때 느낄 수 있는 폭신폭신한 발의 감각을 좋아했었다고 기억한다. 
이번에 다시 광명을 들르니 여기저기에 광명동굴을 홍보하는 광고를 쉽게 볼수가 있었다. 전에도 가려다가 말았는데 이번에는 드디어 갈 수가 있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라서 동굴과 같은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 좋을거라 생각했는데 한국의 지인들은 비오는데 어딜 그리 돌아다니냐 한다. 독일에서 비를 끼고 살아서 날씨에 그리 영향을 안받는가 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동굴은 생각외로 잘 꾸며놓았다. 이전에는 새우젓도 저장하고 그랬다는데 그 말을 듣고 더 새우젓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동굴에는 수족관도 있고, 식물도 키우고, 음식도 저장하고, 그리고 와인도 판다. 동굴 본연으로는 매력이 부족해서 그런가 이것 저것 좀 끼워 맞춘 느낌이 든다.

동굴에 생성된 호수이다. 스쿠버들이 안을 탐사하면 정날 오싹할 거 같다.

용 모형도 있다. 한국에 안맞게 왜 서양용(목이 좀 짧고 몸통이 큰...)이 있는 것일까?

통일이 된다고 하면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까지 기차로 여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시베리아 고속철도보다도 더 끌린다. 근데 집에 가려면 최소 일주일응 기차로 이동해야 하니, 가다가 힘이 다 빠질 듯 싶다.

티켓 예매를 한다고 하는데 귀찮아서 관뒀다. 한 이십년 후에는 가능할라나?

광명동굴 근처에는 이케아가 있다. 그리고 롯데아웃렛도 있다. 독일 이케아는 그럭저럭 쇼핑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광명이케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 답답핟. 쇼핑은 관두고 점심을 먹으러 푸드코트에 갔다.

점심으로 먹은 초밥세트는 두사람분이긴 한데 약간 모자라는 느낌이 든다. 일식은 언제나 적당히 먹게하는 느낌을 준다.

2인 세트 초밥 메뉴.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이런 세트메뉴도 독일에서 저렴하게 먹을 수 있길 바란다.

갑자기 중국음식이 먹고 싶어졌다. 중국식 중국음식이 아닌 한국화된 중국음식. 짬뽕과 볶음밥이 먹고싶어 졌다. 난 정말 맛있게 먹었지만 내 중국계 친구들은 이 맛을 어떻게 해석할까? 설마 독일화된 중국음식과 비슷한 취급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

내사랑 짬뽕!!!

볶음밥은 자장도 먹을 수 있고 짬뽕국물도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다 ㅋㅋ

집에서 빈둥대던 휴가의 중간께에 집 베란다에서 밖을 쳐다보니 한 200미터정도 될까하는 봉우리가 있다. 다들 이 봉우리를 산이라고 부른다 한다. 이정도 높이면 어머님도 쉽게 오르실 수 있을 것 같아 채비를 하고 밖에 나갔다. 큰 산이든 작은 산이든 모든 한국의 산에는 등산용품을 중무장한 어머님들을 만난다. 형형색색의 옷을 입으신 분들을 보니 마음이 확 트이는 것 같다. 독일에서 항상 봐왔던 칙칙한 검은색계열의 옷만 보다와서 그런지 더더욱 알록달록한 색상들이 화사하게 느껴진다.

산은 도중도중에 쉴 장소들을 잘 마련해 놓아서 너무나 좋았다. 너무 덥지 않은 날씨에 여기에 올라와서 좀 쉬다가 내가면 좋을 것 같다. 하긴 한국에서 보낼 시간이 별로 없으니 이런 저런 것들도 다 좋아보인다. 이전엔 그리 주위깊게 보지 않았던 것들이 점점 뚜렸하게 보이는 것 같다. 하산하며 근처 한정식 집에 들렀다. 내가 간 시간이 평일 오후 2시경이었는데 이시간에도 손님들이 엄청 많이 식사를 하고 있다. 꽤나 잘나가는 맛집인 듯 싶다. 이전애는 한정식을 볼 때 쓸데없이 어려 반찬들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다시와서 보면 엄청 고급진 요리를 엄청 저렴하게 먹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7가지 요리 코스를 독일에서 먹으면 최소 얼마인가... 암튼 이런 음식들이 한상 가득 들여온다.

산중턱에 위치한 정자, 비올때 여기서 수박씨 뱉으면 재밌겠다.

한정식 한상, 요즘 점점 야채류를 좋아하게 되서 그런가 더욱 음식들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이리저리 광명의 여러곳들을 돌아다녔다. 다음에는 시간이 나면 광명의 여러 맛집들을 둘러보고 싶고, 시간이 허락된다면 여기 사는 사람들과도 약간이나마 친해지면 한다. 서울에서 얼마 떨어지지 이 작은 도시가 점점 좋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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