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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환율이 가장 높을 때 뉴욕에 가보다.

5년만에 다시 뉴욕을 밟았다.
5년전과 엄청 바뀐건 없다만 그때와 가장 큰 차이는 아마 환율이지 싶다.
5년전엔 유로가 달러보다 약 20-30프로 높았는데 이젠 달러가 유로보다 높다.
그러다보니 전에 비해서 모든게 비싸 보인다.

11월의 뉴욕은 어디든 붐빈다.
그래도 전에 왔을 때에 비해서 아주 포근한 날씨라서 여행다니기 좋았다.

마침 뉴욕에 도착한 다음날이 뉴욕마라톤이 열린 날이었다.
당일날 마라톤 종료 장소인 센트럴파크의 근처에서 참가자들을 응원하러 갔다.
피니시라인에서 약 7키로를 남긴 지점인데 
육체적 한계를 경험하는 구간이라 다들 지치고 힘들어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마음이 뭉클함을 또다시 느꼈다.
힘내라고 목놓아 응원하긴 하였으나 내 목소리가 들렸는지는 모르겠다.

다음날 아침 센트럴파크로 달리러 왔다.


중간에 달리다보니 아직 철거하지 못한 피니시라인이 보인다.
나는 언제쯤 여길 올 수 있을까?





달리기 후에 뉴욕 명물인 베이클을 한움큼 베어물었다.
어제 먹은 연어 베이글은 대략 17유로 정도 되던데, 이건 그나마 8유로 정도 한다.
물가가 미쳤다.

뉴욜리언즈 음식이 먹고파서 해산물 음식점을 찾다 발견한 곳
짭쪼름한 마늘버터 소스에 이것저것 찍어 먹었다.

잠발라야는 적당히 괜찮았다. 

타임스퀘어에는 히어로 분장을 하고 관광객과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으로 봐도 스파이더만, 아이언맨, 올라프..
다들 피해가야 하는 관광객들의 큰 장애물들이다.


저녁은 로스타코스 no.1에서 간단히 해결하였다.
전과 같은 쇼크는 아니었으나 여전히 맛있다.
그동안 맛난걸 너무나 많이 먹어서 그런가
요즘에는 음식을 먹으며 놀라는 경험이 적다.




브룩클린 하이츠의 어딘가에 파인애플이 테마인 카페에 갔다.
브룩클린의 힙한 감성이 좋다.
별거 아닌거에도 다 감각을 넣고 의미를 부여해준다.





브룩클린의 그리말디스라는 유명한 피자집에서 점심을 해결하였다.
그 피자의 사이즈는 두두두둥!!!!
임시 푸드파이터로 변신하여 열심히 노력했으나
결국 다는 못먹고 GG쳤다.



숙소인 퀸즈에 위치한 호텔 근처에 재즈바가 있어 저녁에 공연을 들으러 갔다.
콜럼비안 2명, 일본인 1명, 미국인 1명으로 구성된 재즈팀은 
15명이 안되는 작은 관객들이 모인 바에서
여유로운 연주를 들려줬다.

나와 옆지기는
이 사람들은 본업이 다른거고 취미로 연주를 하는걸거다, 
아마 우리 둘 빼고 8명은 가족이고 5명만 다른 사람인 듯하다라는 등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를 즐겼다.


맨하탄 남쪽의 배터리파크 쪽에서 다시 아침 러닝을 하였다.
구름 한 점 없는 아름다운 하늘이 넓게 펼쳐진 좋은 하루이다.


졸리비라는 필리핀 패스트푸드는 한번쯤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달리고 온 이른 아침의 허기를 못이겨서 드디어 처음 먹어봤다.
아침에 손님이 거의 없어서 바싹 튀겨 방금나온 치킨을 먹어보니
이거 참 큰 물건이다 하는 생각이 든다.
KFC와 졸리비 둘 중에 누굴 선택할거냐 하면 이젠 100% 졸리비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MoMA 도 다녀왔다.
군데군데 아는 작품들이 걸려있어서 그거 보는 재미도 쏠쏠 하였다.


위키드 공연을 보러가기 전에 
미국식 바베큐레스토랑에서 브리스킷과 폭립 등등을 먹었다.
버번위스키 맥주를 마셨는데 이게 꽤나 쎄고 향이 강해서 좀 놀랐다.


위키드는 역시 미리 예매하고 오길 잘했다.
그리고 미리 노래들을 많이 듣고 와서 그거도 잘했다.
뭔가를 즐기기 위해 나름 사전 공부를 하고 오는거 이거 중요하다고 본다.



스테이크를 또 놓칠 순 없지 하고 볼프강 스테이크 하우스에 들렀다.
티본 스테이크 하나에 필레스테이트 하나 시켰는데
역시나 너무 크다.
그래도 음식 남기면 벌받는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음식을 먹었고,
그리고 우린 모른걸 깔끔히 클리어 하였다.
아, 감자랑 시금치, 그리고 브로콜리는 아쉽게도 조금 남겼다.



전에 뉴욕에 왔었을 때엔 윌리엄스버그를 들리진 않았었다.
이번엔 시간을 내어 여길 들렀는데
길목 여기저기가 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아서 
살기에도 괜찮은 이쁜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맨하탄은 어지럽지만 여긴 그래도 살아도 괜찮을 듯 하다.




북오브몰몬이라는 공연은 꼭 한번 보고픈 공연이었다.
B급 감성이 잘 녹아든 연출이 너무 맘에 든다.
어디서 대놓고 좋았다고 말은 못하겠다만
정말 즐겁게 본 공연중에 가장 좋았지 않았나 싶다.



아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화이트캐슬 햄버거를 맛봤다.
해롤드앤 쿠마라는 영화에서 나온 그렇게 찾아가기 힘들었고,
그렇게 고생하다가 간신히 먹을 수 있었던 햄버거를
나는 집근처에서 비오는 날에 쉽게 쉽게 맛볼 수가 있었다.
비가 내려 그런지 더 맛있었다.
인앤아웃도 좋지만, 난 이 싸구려 햄버거가 더 정겹다.



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어딘가에서
비프파스트라미도 먹어보고,


너무 미국적인거만 먹어 지겨운 차에
첼시마켓에서 유육면도 먹었다.


그리고 스타벅스 리저브드에서 테이스팅 메뉴도 마셔봤다.



한달 뒤에 다시 여행을 가기 때문에 흥청망청 돈을 쓸 수가 없어 
이번엔 길거리 음식 위주로 많이 끼니를 해결하였다.
전에 온 뉴욕 여행보다 이번 여행은 조금 가볍게 먹은 듯 하였는데
생각해보니 중남미 음식을 꽤나 많이 먹어본 듯 하다.
확실히 음식을 적게 먹고 운동을 많이 한 듯 하여
이번 여행은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온 듯 하다.

나름 뛰어봐야하는 곳들은 다 뛰어본 듯 하여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다시 독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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