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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과 추악함이 공존하는 바이마르 Weimar

이전 동독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을 때,
친구들에게 바이마르라는 도시에 대하여 많이 들었었다.
괴테의 도시라서 꼭 가봐야 하는 곳이라고,
독일인에게 의미가 있는 곳이라 한다.
무엇이 그리 나를 몰았는지는 모르겠으나
가까운 거리였던 이 도시를 한번도 들리지 않았었다.


일박이일이면 충분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금요일 오후에 출발해 토요일 저녁에 돌아오는 기차 티켓을 끊었다.

약 4시간이 걸리는 긴 거리였다.


도착을 하니 날씨가 좋았다.
여행 다니기 정말 좋은 날씨이다.

늦은 저녁에 도착하였으나 아직 밖은 훤하고,
이런 독일의 여름이 좋다.


괴테와 실러의 조각상이 상징적인 이 도시는 독일의 많은 유명인들이 지나쳐간 도시이다.
괴체, 실러 뿐만 아니라 니체의 발자취도 여기에 남겨져 있다.


중앙역은 따로 바이마르라는 이름이 없어서 
현수막의 문구를 빼면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를 듯 싶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발견한 약국에
한글로 '약국' 이 적혀져 있어 반갑다.


도시의 남쪽에 위치한 일름 공원은 크기가 방대하였다.
잘 정돈된 이 공원을 다 돌아보려면 몇시간이나 소요될 듯 싶다.



돌아다니다 찾은 해먹
나무 조각의 얼굴이 인상적이다.



다음날은 달달한 음식으로 아침을 시작하였다.
오늘 하루 많이 돌아다닐 테니 당분을 많이 섭취해주는게 좋을 것 같았다.
숙소 근처의 Backerei Rose 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해결한 이후에 버스를 타고 부헨발트 수용소에 들렀다.
2차대전 때 유대인과 다른 포로들을 수용했던 이 곳은 
바이마르의 아름다움과 대비되는 인간의 추악함을 잘 간직한 장소이다.



내부 시설을 보고, 전시된 당시의 기록들을 보며 
인간의 섬뜻함이 등 뒤로 기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상황이 사람을 변하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인간의 내재된 잔인함이 사람을 변하게 만들었을까?
기분나쁜 기운이 이 수용소의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을 사살하고 태운 장소


수용소 정면에는 유명한 문구가 새겨진 철문이 있다.



Jedem das Seine : 각자에게 각자의 것을

어떤 의미로 이런 문구가 새겨진 대문을 만들었을까?
유대인이면 이런 처우를 받아도 괜찮다는 것인가?
뭘 그리 대단하다고.

간간히 차별을 받아온 개인으로서 정말 기분 나쁜 문구이다.





기분전환을 위해 맛나는 음식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갔다.

구글에서 좋은 리뷰가 많았던 레스토랑을 가기로 하였는데 외관도 예쁘고, 그리고 옥상 테라스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Gretchens Restaurant & Café

Seifengasse 8, 99423 Weimar



메뉴는 매주 바뀌는 것 같은데 소머리의 볼살 요리와 크노들을 시켰다.

소머리 볼살요리는 매우 부드러웠고,

크노들은 지금까지 먹어본 중 가장 맛났다.


가게 내부도 깔끔해서 다시 오고픈 생각이 든다.




식사를 한 이후에 기분이 좋아져서 다시 일름 공원에 갔다.

공원 가장자리에 있는 로미시스 하우스에 들렀다.
오늘 저녁에 뮤지엄관련 행사가 있어서 모든 박물관들이 4시에서 6시까지만 연다고 한다.

도착한 시간이 3시반이었는데 4시까지 약 30분이 남았어서 충분히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보는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약간 돈 날린 기분이 든다.



이후에 유명한 안나아말리아 도서관에 들어가려 하였는데
오늘 티켓이 다 팔려서 내일 오라고 한다.

내일은 무슨, 약 한시간 후에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간다.

부헨발트를 다녀오느라고 다른 곳들은 거의 보지를 못했는데
아마 다시 여길 오진 않을 듯 싶다.

아름다운 도시였지만,
괴테라던가 쉴러라던가는 나와는 동떨어져서,
꼭 다 봐야한다는 생각은 안들었었다.

그래도 뭐 나중에 생각이 바뀔지는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