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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서 새로운 연호인 레이와를 맞다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때 한국행 티켓을 구매하였었는데 그때 인을 인천으로 하고 아웃을 오키나와로 하게 되었다. 인천에서 오키나와까지 가는 티켓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이용하였고, 총 들어간 비용이 450유로 정도였다. 한국에서의 짧은 여정을 마치고 오키나와로 향했다.

앞으로 4일은 더 여행을 할 예정이니 첫날부터 무리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우선 식사부터 해결을 하였다. 숙소 근처에 스즈란이라는 라멘집에서 첫 식사를 하였는데 일본에서 먹는 라멘의 깊은 맛은 역시!! 이마를 탁 치게 만든다. 생맥주를 같이 곁들여 먹었는데 라멘과는 잘 어울리지는 않는 듯 싶다. 식사를 마친 후에 슈리성으로 향했다. 

일본에서 첫끼는 항상 라멘을 먹었다.

슈리성의 건축양식은 문외한인 내가 봐도 딱 느낌이 올 정도로 일본양식과 중국양식이 반반 섞여져 있었다. 시뻘건 색이 많이 쓰였지만 그래도 일본 특유의 느낌도 약간 포함되어 있었다.

슈리성 구경이 끝나고 국제거리를 갔는데 딱 대도시에 온 느낌이 들었다. 유럽에선 절대 느낄 수 없었던 번잡한 아시아형 대도시의 쇼핑거리 느낌, 좋다.





아침에 일어나 뉴스를 보니 모든 채널마다 레이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게 뭔가하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오늘 5월1일부터 일본 국왕이 바뀌게 되어 연호가 바뀐다고 한다. 특별한 날에 일본에 있다는게 신기하긴 하였으나 이 특별한 날 때문에 앞으로의 3일이 매우 고달펐다. 사람들은 어디가나 너무 많고, 다들 렌트를 너무 많이 해서 곳곳이 차로 가득찼다. 보통 한시간이면 가는 거리들은 다 두세시간씩 걸렸다.

오늘의 메일 인정은 츄라우미 수족관에 들리는 것이었다. 여기까지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하였는데 오키나와는 정말 차가 없으면 가기 힘든 곳이다. 가는데 시간도 엄청 걸리고, 그리고 버스도 자주 오지도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엄청 긴 연휴가 계속되는 일본의 골든위크가 껴있는 때라 어딜 가든 사람들이 부쩍부쩍하다. 거리에 차들이 넘치고 길 곳곳마다 사람들이 많아서 안막히는 곳이 없다. 망했구나...

츄라우미 수족관 자체는 너무 좋았다. 보기 힘든 어종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신기하게 바라보았는데, 한편으로는 이 물고기들이 평생 이곳에만 갇혀 산다고 생각하니 안타깝기도 하다. 답답하겠다고 생각들다가도 내 신세도 저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니 나도 안타깝고, 뭐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이 많이 든다. 

거북이!!


수족관 밖을 나오니 비가 엄청 내린다. 우산이 없어 가져온 점퍼를 뒤집어 쓰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비를 피할 곳이 없어서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다가 이러다간 감기에 걸릴 것 같다 싶어서 편의점으로 갔다. 김밥과 튀김 몇개를 사서 밖에서 먹는에 불쌍해보이는 고양이가 곁으로 와서 음식을 달라 협박한다. 뭐 찌질한 내가 어쩔 수 있겠나. 결국 음식을 같이 먹으며 비가 그치길 기다렸지만...절대 그치지 않았다.
사실 차가 너무 막혀서 걸어가는게 더 빨랐다. 편의점에서 기다리다 나중에 버스가 오는 것을 보고 정류장으로 걸어 갔다. 정류장까지 걸어가서 기다려도 한참동안 버스가 오지 않을 정도로 차가 엄청 막혔었다. 그래도 이것도 하나의 추억이 되는거 같기도 하다.

저녁은 돈까스가 먹고 싶어졌다. 돈까스집에 가보니 어쩐지 카레가 먹고 싶어져 돈까스카레를 먹었다. 일본식 카레의 특유의 맛에 일본식 돈까스의 바싹함, 아 좋다.
다음날은 날씨가 좀 개어서 만좌모도 보러 가고, 류쿠무라도 보고, 해변에서 누워서 책도 좀 읽고, 마에다곶도 다녀왔다. 돌아다니다 보니 요즘에는 가족들만 눈에 띈다. 아마 이젠 가족이 필요하다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혼자 여행을 다니다보니 외로워져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다른 때보다 더 그런 것에 눈이 많이 간다.

코리리 형상의 만좌모

해변에는 가족단위로 온 여행객들이 많았다. 

약간 뽕짝삘 나는 음악을 어르신들이 크게 틀었다.

오키나와 소바, 괜찮았다.

야채튀김과 오징어, 생선튀김. 조촐하다.

류쿠무라에서 본 공연

마에다곶의 경치

저녁에 숙소에 돌아와 회 한점에 술한잔 하는게 너무 좋았다. 골든위크라서 어느 식당에도 사람들이 꽉꽉차서 많이 기다려야 하는데 이번 여행에는 그렇게 기다리는게 그리 끌리지 않아 바로 대형슈퍼에서 간편식을 사먹거나 편의점의 도시락을 이용하였다. 일본의 이 편의점들이 독일에도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이런게 없어서 너무나 아쉽다. 아무때나 들려도 필요한 것들을 다 구할 수 있는 편리한 곳.

셋째날에는 좀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 오키나와 월드에 가서 교쿠센도라는 동굴도 보고, 그리고 옛마을도 구경하였다. 가장 큰 수확은 파워레인져 비스무리한 전대물의 공연을 레이와 특별기획으로 볼 수 있던 것이었다. 악의 축은 단지 한두명인데 공격하는 정의의 편은 항상 다수였다. 도대체 누가 악인 것인지..

다섯명의 전사들이 한명의 악당을 다구리한다.

5대1이라니 불공평해.

국제거리 시장에서 회 한접시에 사케 한 잔.

국제거리의 한 식당에서 간단히 회와 사케를 마신 이후에 항구로 향했다. 오늘부터 항구에서 드래곤보트 대회를 한다고 한다. 이것도 레이와 시대 기념 겸으로 이때 일찍 하던 것이었는데 드래곤보트를 보니깐 갑자기 나도 이런 단체 운동을 하고 싶어졌다. 지금까지는 계속 개인 운동만 했었는데 단체 운동을 하며 소속감도 좀 얻게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먹을게 많이 있던 가판대들. 독일과 사뭇 다르다.


미국? 여자팀들이 드래곤보트 팀을 짜서 대회 준비를 하고 있다.


북을 주기적으로 치는데 아마 스텝을 맞추려는 리듬인 듯

저녁에는 회전초밥집에 갔는데 요즘은 태블릿으로 다 주문을 할 수 있나보다. 가격이 약간 나가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이런 때 아니면 먹기 힘들 것 같아 약간 비싼 음식들만 주문을 하였다. 대부분이 아주 좋은 맛을 간직하고 있어서 입이 호강을 했다.

회전초밥집이긴 한데 테블릿으로 메뉴를 따로 주문할 수 있다.

붉은색이 화려한 참치초밥 3pcs

마무리는 몸에 좋은 장어초밥으로.

어쨌거나 약간은 외로웠고, 약간은 다른 여러 생각들이 들었던 여행이었다. 앞으로의 여행에 아마 많은 영향을 미칠 그런 여행이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또 어딜 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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